매년 연말이 되면 각종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에 대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집니다. 문제는 이것들이 뭔지 모른 상태에서 지엽적인 정보만 취득한다는 데 있습니다. 대표적인 항목이 바로 월세 세액공제 신소득공제 항목입니다. 월세 살면 뭔가 세금을 돌려준다고 하는거 같은데 구체적으로 뭔진 모르겠고, 아무튼 집주인 임대인 동의를 받아서 현금영수증을 끊어야 한다는데, 귀찮아서 모르겠다.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돈은 버는 것만큼 아끼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이 바로 세금인데요. 세금을 줄이는 것, 즉 절세는 돈을 버는 것만큼 중요한 요소입니다. 돈이 많은 부자건, 적은 사람이건 간에 세금을 합법적으로 안내는 방법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오늘은 임대인에게 매달 월세를 내고 살고 있는 직장인이 연말정산에서 월세 세액공제 혹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둘의 차이는 무엇인지, 어떤 것이 더 유리한지까지 알아보도록 할께요.
세액공제 소득공제 차이
연말정산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바로 세액공제와 소득공제의 차이입니다. 이 둘이 차이가 있는 용어라고 인식한다면 그나마 나은 것이고, 어떤 사람은 둘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소득공제는 공제금액을 전체 소득에서 빼서, 세율 적용의 대상이 되는 과세표준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반면 세액공제는 다 계산된 내야할 세금에서 공제금액을 빼주는 것입니다. 그림을 한번 볼까요?
연말정산의 구조는 위와 같습니다.
근로소득이 있으면 기본공제, 추가공제, 연금보험료공제, 그밖의 소득공제 등으로 다양한 항목의 소득공제를 적용하여 근로소득에서 빼줍니다. 그럼 연말정산 과세표준이 나오게 되죠.
이렇게 나온 과세표준에 따른 구간별 소득세율 6% ~ 45% 를 적용하여 산출세액을 구합니다. 이게 원래는 내야 하는 세금이 되지만, 여기세 다양한 항목의 세액공제를 적용하여 내야할 세금 자체를 빼줍니다.
이렇게 계산한 세액을 결정세액이라고 하며, 이미 낸 근로소득세 등의 기납부세액을 빼고 나서 0보다 많으면 세금을 더 내고, 0보다 작으면 환급받는 과정이 진행되죠. 이것이 바로 연말정산입니다.
소득공제는 과세표준을 줄여주는 방식이며, 세액공제는 실제로 내야할 세금을 줄여주는 방식입니다. 두 방식이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고르면 됩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두개의 특징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겠죠?
월세 소득공제
소득공제에는 카드 사용금액이나 현금을 내고 받은 현금영수증 금액이 포함됩니다. 만약 연봉을 5,000만원을 받았고 2,000만원을 신용카드로 썼다면 2,000만원의 절반을 원래의 소득 5,000만원에서 빼서 소득은 4,000만원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적용됩니다.
월세의 경우 대부분 현금으로 납부하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현금(혹은 계좌이체)으로 지불하고, 이렇게 지불한 금액에 대해 현금영수증 처리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계약자 본인 뿐 아니라 다른 가족이 월세 계약을 했고 다른 가족의 이름으로 월세를 냈다고 하더라도 나의 이름으로 현금영수증 처리를 할 수 있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월세소득공제 = 월세현금영수증공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내가 낸 월세를 현금영수증을 받아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많은 기준을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순한 기준 하나, 즉 “월세 계약자 본인 혹은 소득없는 직계존비속” 이면 됩니다.
대부분의 현금영수증 발급조건은 그다지 까다롭지 않죠. 주택임차료 월세 세액공제 역시 현금영수증과 동일하기 때문에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뒤에서 살펴볼 월세 세액공제 대상자가 아니라면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하여 절세 혜택을 봐야 합니다. 월세로 내는 돈이 꽤 많은데 이것마저 처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연말에 세금을 뱉어내야 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차료 현금영수증 발급 신청은 홈택스의 현금영수증 민원신고 → 주택임차료 (월세) 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금영수증으로 처리하면 30% 의 공제율이 적용됩니다. 총급여에 따라 다르지만 월세를 50만원 내고 있다면 15만원씩 x 12개월 = 180만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 총 급여 7,000만원 이하 : 한도 300만원
- 총 급여 1억 2,000만원 이하 : 한도 250만원
- 총 급여 1억 2,000만원 초과 : 한도 200만원
1년간 월세로 지출한 합계 x 30% 만큼의 과세표준을 낮출 수 있고, 이로 인해 과세구간이 변경되면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겠죠. 그러니 반드시 처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금영수증 처리를 위해서는 임대인, 즉 집주인의 인적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별도의 집주인 동의는 없어도 되지만,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란이 있으니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통상 계약서에 다 기재되어 있으니 참고하여 작성하면 됩니다.
월세 세액공제
그럼 세액공제는 어떤 것일까요? 앞서 말한대로 과세표준을 구하여 세율을 곱한 다음 나온 것이 결정세액이 되는데, 여기에서 일정 조건에 해당하는 금액을 빼서 내야할 세금 자체를 줄여주는 것을 세액공제라고 합니다.
월세 세액공제는 이 부분에서 월세로 낸 금액의 일부 (15% ~17%, 750만원 한도) 를 내야할 세금에서 빼줍니다. 즉, 내가 월세 사느라 월급을 잘 못 쓰고 살았으니, 내야할 세금을 월세의 16% 정도 안내게 해줄께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편합니다.
월세 세액공제는 소득공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공제금액이 적용되고, 결정세액에 곧바로 반영되어 세액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이는 항목이기 때문에 조건이 까다롭게 적용됩니다. 공제대상자, 소득조건, 공제대상 주택 규모 등 세가지가 적용됩니다.
공제조건
공제 대상자
소득공제는 조건 없이 대상자면 무조건 공제가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월세 세액공제는 다양한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만 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 부양가족이 없는 무주택 단독 세대주이거나 무주택 세대의 세대원
- 세대주가 주택자금 관련공제를 받은 적이 없을 것
- 외국인이 아닐것
2024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1일까지 무주택이었다가, 12월 15일 주택을 매수하고 세액공제를 신청하려는 시점에 무주택자가 아니면 월세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일부만 신청가능하지 않고, 전체 다 신청할 수 없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소득 기준
소득이 많으면서 월세 사는 사람들이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급여액이 7,000만원을 초과하는 근로자는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 연간 총급여액이 7,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
- 종합소득금액이 6,000만원 이하인 성실사업자
* TIP! 총급여액과 종합소득금액의 차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쉽게 말해 총 급여액은 근로소득만 보는 것이고, 종합소득은 근로, 이자, 배당, 사업, 연금, 기타소득을 모두 합산한 것입니다.
공제대상 주택
크고 화려한 주택을 임차해서 살면서 제도를 악용하여 절세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택규모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임차로 빌린 집의 크기와 공시가격에 제한이 있습니다.
- 서울, 수도권, 도시지역의 경우 국민주택규모 (전용 84㎡, 약 24평) 이하 주택
- 그 외 지역의 경우 100㎡ 규모 이하의 주택
- 공시가격 4억원 이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포함, 고시원 포함, 기숙사 불가)
특히 오피스텔이 포함되고, 고시원까지 포함된다는 사실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기숙사에 사는 사람들이 세액공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기준에 맞는 경우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시가격 4억원 이하의 주택에만 적용됩니다.
당연히 공제받으려는 그 대상 주택에 전입신고가 완료되어 있어야 합니다.
세액공제 공제율 및 한도
세액공제를 받는다고는 하는데, 그럼 내가 낸 월세만큼 세금에서 다 빼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월세 세액공제는 크게 소득에 따라 2가지 공제율이 적용됩니다. 한도는 동일하구요.
| 소득기준 | 공제율 | 연간 월세한도 | 최대 환급금액 |
| 총급여액 5,500만원 이하 (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이하) | 17% | 750만원 | 90만원 |
| 총급여액 7,000만원 이하 (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 | 15% | 750만원 | 127만 5,000원 |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모두 소득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혜택을 주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소득이 더 낮은 구간에서 17% 의 공제율이 적용되고 그보다 한단계 높은 구간에서 15% 의 공제율이 적용되죠. 총급여가 7,000만원이 넘으면 공제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구간에 속하더라도 1년에 적용받는 공제대상 월세한도는 750만원입니다. 이 말이 약간 여려울수 있는데, 자기가 1년간 낸 월세의 총액이 750만원을 초과할 수 없고, 만약 초과하면 750만원까지만 공제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매달 50만원의 월세를 내는 총 급여액 7,000만원인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사람은 15%의 공제율을 적용받아 50만원 x 15% x 12개월 = 9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총급여가 5,000만원인 사람이 100만원씩 12개월을 냈다면 연간 1,200만원을 월세로 낸 것이 됩니다. 750만원까지만 월세로 인정해주니 이사람은 750만원의 17% 공제율을 곱해서 최대 127만 5,000원이 결정세액에서 빠지게 됩니다.
이처럼 최대 한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돌려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한도가 정해져 있다고 봐도 됩니다. 총 750만원이 월세한도이니까 매달 62만 5,000원 정도가 가장 최적의 월세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세액공제 신청방법
소득공제는 현금영수증 신청하면 처리가 되었습니다. 한도가 최대 300만원으로 작기 때문에 조건도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액공제의 경우 직접적으로 최대 127만원이 환급될 수 있기 때문에 신청방법이 다소 복잡합니다.
아래의 서류를 준비하여 회사에 제출합니다. 연말정산을 하는 근로소득자의 경우 공제 신청시 제출해야 할 서류는 3가지입니다.
- 주민등록등본 – 전입지 주소와 계약서상 주소가 같은지 확인
- 월세 계약서 사본
- 월세 지급 증빙서류 (계좌이체 영수증, 무통장 입금증 등)
특히 3번의 경우 이런 서류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별도로 그런 서류를 발급해주는 시스템은 없습니다. 단순하게 인터넷 뱅킹에 들어가서 계좌이체한 내역을 캡쳐해서 출력해서 제출하면 됩니다. 혹은 은행에 가서 이체항목에 대한 영수증을 뽑아달라고 하면 됩니다만, 굉장히 귀찮죠. 그냥 출력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올해 신청을 못했어도 상관없습니다. 최대 5년까지 소급해서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연말정산 시즌 (12월) 에 제대로 신청을 못했다면 다음해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5월) 에 다시 신청해도 되며, 이를 경정청구라고 합니다.
요새는 다양한 앱들이 경정청구를 지원하니까 적극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세액공제 임대인 동의
세액공제의 경우에도 임대인의 동의를 구할 필요 없습니다. 동의와 상관없이 내가 공제를 신청하고 절세하는 데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집주인에게 통보가 되는 것도 아니구요.
다만, 세액공제를 받았다는 것은 세금을 절세한 것이 되고, 나라 입장에서는 누군가 나의 월세를 받아서 소득이 생겼다는 일종의 소득확인서가 됩니다. 결국 국세청은 내가 월세를 보낸 집주인이 소득을 얻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임대인이 월세를 받아서, 소득신고를 하고 소득세를 잘 납부하고 있었다면 큰 문제가 안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의 소득을 까발렸다는 앙심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세금신고와 소득신고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죠. 애초에 집주인이 계약서상 월세세액공제는 받지 않는다는 사항을 명시하자고 할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 역시 탈세조장행위로 불법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2년~4년 동안 세액공제 신청없이 살다가 이사를 가고 나서 경정청구를 하는 것입니다. 이미 집주인과도 빠이빠이 했기 때문에 따로 연락이 와도 껄끄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저 역시 이전에 살던 월세집에서 낸 월세를 4년이 지난 작년에 모두 환급처리했습니다. 많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꽤 기분은 좋더군요 🙂
